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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머니의 추억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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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동동구루무
조회 2,281회 작성일 19-07-09 11:2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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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 가난한 시절에는 여름돼지 고기는

잘 먹으면 본전이고 못 먹으면 안 먹으니 만

못하다는 말이 있었다

아버지께서 돼지고기를 잡수시고 탈이나

몹시 아프셔서 가실수가 없었는지 병원을 못가시고

우리 동내는 의원이 없는지라

가파른  된 고개라고 이름이 붙은 고개를 넘어

 4~5 k 가야 의원 집이였다

전화도 없는 그때 어떻게 의원을 모셔 왔는지는

생각이 나지 않지만  의사 선생님이 왕진을 오셨다 가시면서

약을 받으러 동생과 나는 의사 선생님을 따라 갔었다

왕복 그것도 된 고갯길을 오자니 어린나이에

얼마나 힘들고 더웠으랴 ~

고개를 넘으면 큰 내가 있었는데

여름이면 동무들과 물놀이를 즐겼다

그날도 힘들고 더운데 어린나이에 생각이 있었으랴

아버지 약봉지를 돌 위에다 올려놓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

아무튼 입술이 파래지도록 물놀이를 하고

집으로 돌아왔다

그런데 어머니께 날 벼락을 맞았다

우리들 생각에는  날 벼락일 수밖에 약은 잘 가져 왔는데 ㅎㅎ

약 가져 올 때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신 어머니는

화가 몹시 나셨나보다

말로는 화가 안 풀리시는지 싸리문을 닫아놓고

우리들에게 화풀이를 하시려고 부지깽이를 들고

쫓아오시고 우리는 도망을 가고  뒷곁을  빙빙 돌았다

그러다 우린 잽싸게 삽짝을 열고 밖으로 튀어

텃밭 고추밭고랑으로 몸을 숨겼다~~

마당 끝까지 뛰어 나오신 어머니는 우리들을

찾지 못하시고 두리번거리셨고

우리들은 궁금해서 고개를 내밀었다가

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 

그때 어머니께서는 씩 웃고 마셨다 

세월이 많이도 흘렀다  그 혈기 왕성하시든

어머니는 구십이 되셨고 우리는 칠십이 넘었다

오늘은 날씨 때문인지 이것저것 옛날생각에

기분이 울적하다

  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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